책토리가 책장을 넘기고 있어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책토리가 책장을 넘기고 있어요
아이가 그 질문을 하는 건 대개 갑자기예요. 길에서 죽은 비둘기를 본 다음 날, 할머니 댁에서 돌아오는 차 안, 키우던 장수풍뎅이가 움직이지 않던 아침. 그 순간 말문이 막혀서 "나중에 얘기하자"로 넘긴 적, 한 번쯤 있으실 거예요.
이 책은 그 질문에 바로 답하지 않아요. 우주와 은하, 별에서 시작해서 지구, 그 위의 동물과 식물, 태어나 숨 쉬고 먹고 자라는 사람까지 천천히 내려옵니다. 죽음은 그 흐름의 마지막 칸에 나와요. 무섭다거나 슬프다는 말을 먼저 꺼내지 않고요.
그림이 의외예요. 검은 바탕에 빨강, 파랑, 노랑, 하양으로 그린 그림이 꼭 메신저 이모티콘처럼 귀엽고 경쾌합니다. 주제는 무거운데, 아이가 책장을 넘기기엔 가벼워요.
죽으면 어디로 가는지 여러 경우를 늘어놓고 국적이나 종교와 상관없이 독자에게 되묻는 방식이라, 집마다 생각이 달라도 같이 읽기 편해요. 마지막에는 작가 나름의 유쾌한 답이 있는데, 그건 직접 펼쳐서 확인해보세요.
읽어주다 보면 아이가 "그럼 엄마도 죽어?" 하고 물을 수 있어요.
피하지 마세요.
"아니"라고 하면 안 됩니다.
아이는 그 말을 기억해요.
"응, 언젠가는. 근데 대부분은 아주아주 나이가 많이 들어서야." 이 정도면 충분해요. 반려동물이 죽었을 때 "잠들었어"라고 돌려 말하는 것도 피해주세요. 잠드는 게 무서워지는 아이가 있거든요.